일본 역사속의 경영자에 대해(오다 노부나가)
이곳은 참 비가 많이 옵니다. 동경의 겨울은 한국보다 따뜻하지만, 거의 3일에 한번 꼴로 비가 오는데다 바람이 많이 불어 상쾌한 외출을 기대할 수 있는 날이 많지가 않네요.
저를 일본에 보내주신 화려한 환송회 자리를 뒤로 하고 일본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부쩍 일본이란 나라의 역사에 관심이 많아져서 이런저런 책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을 공부를 핑계삼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아는 만큼만 보인다" 고 했던가요?
역사속의 인물들을 보면서 어렴풋이 일본사람들을 조금더 이해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역사적인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솔직히), 현지인들과 술자리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너무나 훌륭한 소재가 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주 "닌자 고에몬" 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요,
일본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오다 노부나가로부터 도요토미 히데요시, 토쿠가와 이에야스로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 있었던 사무라이에 대한 픽션영화입니다.
헐리우드 영화수준의 액션과, 굵직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였는데 문득 "오다 노부나가" 라는 인물에 대해 꼭 한번 정리해 블로그에 올려야만 할것 같은 일종의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대망" 이라든가, 상기 세 인물과 관련된 책을 보신분들은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한명의 사람으로써, 군주로서, 그리고 경영자로서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되어 부족하나마 글을 올려봅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혹, 표기, 지명, 정사의 내용과 다른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1. 외모
이 사람이 바로, 오다 노부나가(織田 信長) 입니다.
위의 그림은 일본화, 아래 그림은 당시의 서양인이 그린 초상화입니다. 아래 그림이 조금더 잘 생기게 나온것
같죠?
대부분의 일본 그림엔 위의 그림에 나오는 인상으로 표현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2. 시대상황
당시는 일본의 센쿄구지다이(戰國時代) 였습니다. 15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초까지 당시 수도였던 교토의 정권이 실질적인 힘을 잃은 상태에서 쇼군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동군20개국, 서군24개국의 연합이 서로 전쟁을 벌였으며, 같은 연합안에서도 끊임없이 전쟁과 동맹이 반복되던 시기라고 합니다.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 우리나라의 삼국시대과 비슷하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이시기는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힘든 시기였으므로, 이때부터 본격적인 사무라이의 시대가 시작된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그야말로 무력이 없는자는 생존하기 힘든 시기였음을 아래의 사무라이 칼을 보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이쇼(大小)]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도인 카타나(刀) 와 소도인 와키자시(脇差), 한 쌍으로 이루어진
그것도 기왕이면 큰칼 두개가 아닌 작은칼 하나를 덤으로요.
3. 오다 노부나가의 업적
이 전국시대를 무력으로 제압하여, 1국가로 만드는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오다 노부나가 입니다.
진시황제나 알렉산더와 비슷한 점입니다.
그는 "무력으로 천하를 제압한다"는 의미의 "天下布武" 라는 문장을 사용했으며 실제로 49살의 인생을 살면서
이것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후 도요토미를 거쳐 도쿠가와 가문이 265년간 일본을 통치하며, 상업과 농업을 발전시키며 국가를 부강하게 한 에도시대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 에도시대엔(1603~1867) 통일 화폐를 사용하고, 농지의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이 증가하였으며, 각종 산업이 발달하는등 일본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또한 서구의 문물(주로 네덜란드)을 일부 수용하고 자체적으로 과학을 발달시켰으며, 상인계급이 급속히 성장하여 당시 최대의 거상으로 미쓰이(三井) 가문이 탄생하였으며 이것이 바로 지금 4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굴지의 기업 미쓰이물산의 전신입니다.
몇백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일본기업들은 대부분 바로 이 에도시대에 구축된 셈이니, 이러한 에도시대가 도래할 수 있도록 전국을 통일한(실제로 완벽한 통일은 생전에 하지 못하였지만) 오다 노부나가를 일본인들이 높게 평가할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일본 옛말에.
"오다가 쌀을 찧어, 도요토미가 천하라는 떡을 만들고, 도쿠가와가 먹었다." 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노부나가는 자신의 정적을 무참히 살해하고, 반란국은 부녀자와 아이까지 몇만명씩 죽일 정도로 잔인한 그야말로 무자비한 인물인것도 사실입니다.
문득. "한명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수만명을 죽이면 영웅이 되는것인가?" 라는 아이러니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전쟁이 끊이지 않는 시대임을 감안하고, 전국시대를 종결하지 않는 이상, 쉽없는 전쟁과 가난,처참한 민생이 끝없이 이루어 졌을것임을 생각한다면, 오다 노부나가가 과연 개인의 명예를 위해 전쟁을 한 것인지, 지긋지긋한 살육의 전쟁을 일본내에서 몰아내기 위해 칼을 든 것인지 알수는 없으나 결론적으로 그의 업적은 일본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것으로 보여집니다.
키요수죠(淸洲城)
노부나가가 10여년을 살았음
오다의 뛰어난 점은 상대편을 제압한 전략과 나라를 부강하게 한 경제운영 두가지 면에서 평가됩니다.
1) 전략
당시의 타 다이묘들이 칼과 활에 의한 공격법을 고수하던 것에 반해 오다는 1543년에 포르투갈 상인으로 부터
받은 화승총을 도입, 화승총 전문 부대를 편제하였음.
당시 사용하였던 화승총(안타깝게도 도요토미 시절 임진왜란에도 이 화승총이 계승되어 조선에 큰 피해를 줌)
화승총 재장전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병사를 3열로 세워 쉼없이 발포 할수 있도록 훈련시켰으며
이 전쟁은 일본내 현대식 전투의 시작이 되었음(일본의 "카케무샤" 라는 영화에 이 유명한 전투가 나옵니다)
-용병술(전문 인력활용, 능력우선제)
당시에는 일반 병사들은 농민 출신으로 전쟁이 나면 소집이 되어 군인으로 전투에 참여하고, 전투가 끝나거나 농사일이 바쁜 농번기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는 징병제였다고 합니다. 당연히 인원의 변동이 많고 일시적으로 많이 동원은 가능하나 개개인의 전투력과 조직력은 약한것으로 보입니다.
오다는 직업군인제도를 시행하여 전투력이 뛰어난 상비군을 상시 보유함으로써 인원은 적으나 정예 부대를 육성. 적군이 많은 경우 전투를 피했다가, 봄이나 가을 농번기가 되어 적군 병사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면 기습공격을 하여 간단하게 승리.
가문,개인의 성(당시 성 자체만으로 그사람의 계급을 알수 있었음)과 상관없이 능력을 위주로 주요직위를 임명.승전후 획득한 토지를 영주들의 영지에 따라 분배한 것이 아니라 실 쌀 생산량에 비례해 분해함.
-용기
위기의 순간 목숨을 아끼지 않고 최전선에서 말을 달리며, 정렬적으로 전투에 임하여 부하들의 충성심과 부대전체의 사기를 고취.
오다 노부나가는 물리적으로 열세인 전투상황에서 자신의 용맹과 과감함을 무기로 전세를 역전시키곤 하였음.
2) 경제
노부나가는 당시 수요과 공급에 의한 가격결정의 원리, 장기적 시장의 변수등 미시,거시 경제의 원리를 이해한 뛰어난 상인이었다고 함.
- 서비스중심의 경제체계 및 물류구축
농사중심의 경제체계를 서비스 중심의 경제체계로 현대화 하기 위하여 지역 경제의 중심과 근간이 되는 성 마을을 짓고. 물류를 활성화 하기위해 도로를 정비
- 국제무역
중국,한국,동남아,유럽등 각종 국가들과 거래하여 문물을 받아들이고 이익을 창출
나가사키항의 포르투갈 갈리온배. 17세기
법령을 제정하여, 독접, 과점을 금지하고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을 금하여 상거래시 자유경쟁에 의해 최종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유도
- 세금공제제도
대외무역과 상업을 활성화 하여 상인과 백성들에게 세금율을 이전보다 낮추면서도 국가의 전체적인 제정상태가 좋아지도록 만듬
일본 전체 통일의 하루전날 부하의 배신으로 사망(전투중 살해되었다는 설과, 패배가 확실하므로 자결을 목적으로 불타는 사원에 들어가서 자결하였다는 설 두가지가 있다고 함)
1582년 6월, 교토의 혼노지(本能寺)라는 절에서 주둔하였다가, 배신한 부하의 군대에게 공격당하였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적은 혼노지에 있다(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 라는 속담이 생기게 됨.
오다 노부나가는 자주 부채를 들고 "인생 50년" 이라는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제가 본 "닌자 고에몬"이라는 영화에도 이 장면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 재미있게 보았는데요, 충신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과거의 군주였던 오다를 기리며 나중에 이 노래를 또 부르게 됩니다.(이부분은 사실인지 알수 없음)
인생은 오십 년, 하늘 아래를 둘러보건대, 한바탕 꿈과 같으니,
한 번 목숨을 얻어, 멸망하지 않는 자가 누가 있으랴.
노부나가가 사망한 날은 1582년 음력 6얼21일 밤이었으며 그의 나이 49세 였다고 합니다.
천하통일을 하루 앞둔날 자신이 불렀던 노래내용이 마치 복선이라도 된것 처럼 50세를 넘기기 전에 죽임을 맞이한 드라마틱한 인물이어서인지, 그를 소재로 드라마,영화,책등이 상당히 많습니다.
노부나가는 불가능해 보였던 많은 것을 정복하였지만, 항상 고독한 통치자였으며.
비록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지만 많은 일본인의 가슴속에 위대한 인물로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와카지마현(和歌山県) 코야산(高野山) 에 있는 오다 노부나가의 묘
3人 3色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본인들의 역사속 최고의 영웅이며 각자 삶과 개성이 다른 이 세명의 키워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힘. 기존의 질서를 모두 파괴하고 재 창조한 절대 군주, 강력한 통솔력과 추진력을 지닌 맹장
도요토미 히데요시
- 지혜. 농민출신으로 쇼군의 자리에 올랐으며, 상황판단과 지략이 뛰어난 지장,전시의 실력자
도쿠가와 이에야스
- 인내.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때가 오기를 기다린 덕장, 백성을 윤택하게 한 덕장
도요토미와 도쿠가와는 모두 오다의 충성스러운 부하들이었으며, 이들의 성격은 또한 이런 시로 표현되었다고 합니다.
다혈질에 성격이 급한 오다 노부나가는 죽여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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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중딩시절에 '신장의 야망(Nobunaga's Ambition, 이렇게 기억합니다.)' 이라는 게임이 있어서 해 본적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는데, 여대리님 글을 읽으니 그 때 캐릭터 생각도 나고, 이리저리 매치가 되네요~ 재밌네요. ㅋㅋㅋ 다행히 동경은 덜 춥다고 하니 날씨가 좋아지면 상쾌한 외출하시길~
저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가끔 접하는(?) 인물이네요.
애니에서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도쿠가와를 패러디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본 인물이지만 자세히 찾아보진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 알게 되었네요^^
12월30일 여대리님 뵐 날만손꼽아 기다립니다~
고에몬을 보게 된다면 궁금해질내용,
영화만 봐선 이해안되는 여러가지 일본사에 대해 명쾌하고 자세한 설명 잘 보고 갑니다..
비밀댓글입니다
아버지가 오다노부나가 라는 6권짜리 만화책을 사오셔서
굉장히 빠져들었는데요
하나도 모르고 봤던터라 마지막에 마쓰히데에게
배신당해서 죽는것을 알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ㅋㅋ
전 이런 캐릭터가 참 좋네요
똘끼 있다고 해야될까요 뭐 그런 ㅋㅋ
아무튼 배울점이 참 많~은 사람 같습니다
상세한 정보 감사합니다~
닌자 고에몬이란 영화도 한번 봐야겠네요^^